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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ost 해설- 장면별 음악이 전하는 또 다른 이야기

by 꿀팁 방출 2025. 5. 6.

<기생충>은 대부분의 영화처럼 뚜렷한 주제곡이나 멜로디로 감정을 이끌지 않는다. 오히려 음악은 조용히 뒤에 숨어 있으며, 인물들의 감정이나 사회적 위치를 미묘하게 반영한다.

조영욱 음악감독은 이 영화를 위해 총 25곡 이상의 트랙을 작곡했으며, 그중 상당수는 바로크 스타일의 클래식 악기(현악 4중주, 하프시코드 등)를 활용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아이러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요 OST 트랙 리스트 및 장면 해설

1. Opening

분위기: 잔잔하고 정돈된 멜로디

사용 장면: 영화 초반, 김가네의 일상 소개

장면 해설: 비록 반지하에 살고 있지만 그들의 삶은 나름대로 정돈되어 있다. 이 음악은 관객이 '그들의 리듬'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만든다.

2. Zappaguri

분위기: 익살스럽고 템포감 있는 스트링

사용 장면: 박 사장네 집에서 짜파구리를 요리하며 준비하는

장면 해설: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지만 음악은 오히려 가볍다. 이 미묘한 불일치가 불안함을 증폭시킨다.

3. The Belt of Faith

분위기: 고전적인 바로크풍

사용 장면: 김기우가 박가에 ‘영어 튜터’로 들어갈 때

해설: 신분 상승을 암시하는 듯하지만, 동시에 가짜 교양과 흉내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 음악은 고급스럽지만, 인물의 정체는 가짜다.

4. The Ramdom Noise

분위기: 낮게 깔린 불협화음, 긴장감 고조

사용 장면: 지하실 비밀이 드러나는 장면 전후

해설: 음악이 아닌 음향과 정적이 중심이 된다. 이 트랙은 사운드 디자인과 접점을 이루며 심리적 공포를 유도한다.

5. Camping

분위기: 부유층의 여유를 표현하는 듯한 밝은 곡

사용 장면: 박 사장 가족이 캠핑을 떠나는 날

해설: 평온하고 즐거운 분위기의 음악은 이후 벌어질 사건과의 대비 효과를 만든다. 행복한 음악은 곧 비극의 전조로 작용한다.

6. Flood

분위기: 무겁고 울림 있는 현악

사용 장면: 폭우로 인해 김가네가 반지하로 돌아가고 침수되는 장면

해설: 사회적 현실이 그대로 음악에 녹아든다. 감정을 강요하지 않지만, 묵직하게 내리누르는 멜로디가 관객의 마음을 조인다.

7. Soju One Glass

분위기: 서정적이고 체념적인 톤

사용 장면: 마지막 장면, 아들이 아버지를 다시 만날 상상을 하는 몽환적 장면

해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음악이 흐리게 만든다. 이 곡은 마치 꿈처럼 들리지만, 그 꿈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영화의 결말을 가장 아프게 만드는 음악이다.

 

 

 

기생충 OST에서 발견한 음악적 전략

1. 과하게 감정을 이끌지 않는다

대부분의 영화가 음악으로 감정을 설명한다면, 기생충은 음악으로 '거리감'을 만든다. 그것은 오히려 관객이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2. 음악과 이미지의 불일치 사용

예를 들어 화목한 캠핑 장면에 삽입된 음악은 아름답지만, 관객은 이미 불안함을 느낀다. 이것은 '불일치의 아이러니'로 봉준호 감독 특유의 연출 전략과 연결된다.

3. 클래식 스타일의 장르 활용

바로크와 미니멀리즘을 절묘하게 섞은 음악 스타일은 '가짜 고급스러움'이라는 주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박 사장네의 공간과 잘 어울리며, 그들의 삶이 얼마나 ‘디자인된 삶’인지 보여준다.

 

 

 

기생충에서 음악은 단순히 들리는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인물의 계급, 감정, 거짓과 진실을 말해주는 또 하나의 언어다. 음악은 결코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귀에 맴도는 여운을 남긴다. 그것이 바로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가진 ‘소리의 힘’이며, 조영욱 음악감독이 만들어낸 조용한 걸작이다.